트림이 잦은 것은 대개 공기를 평소보다 많이 삼키거나, 삼킨 공기가 위에 닿기 전에 식도 근처에서 되돌아 나오기 때문입니다.

트림 때문에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은 "배가 그득하고 빵빵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트림 자체는 들어온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몸의 정상 반응입니다. 트림은 공기가 어디까지 갔다가 나오느냐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뉩니다. 공기가 위까지 내려갔는지, 식도 근처에서 되돌아 나왔는지의 차이입니다.
위까지 간 공기, 식도에서 돌아선 공기

밥과 물을 넘길 때 같이 들어간 공기가 위 안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것을 위성 트림이라고 합니다. 식사 뒤에 누구나 하는 트림이 이것입니다. 콜라 한 캔을 단숨에 마시고 나서 나오는 트림을 떠올리면 됩니다.
위상부 트림은 사정이 다릅니다. 식도로 빨려 들어간 공기가 위에 닿지도 않고 식도 근처에서 곧장 밀려 나옵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공기가 내려간 깊이는 다릅니다. 소리나 횟수만으로 내 트림이 어느 쪽인지 스스로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에 몇 번이면 많은 걸까? 트림 횟수만으로는 공기가 어느 경로로 나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공기를 삼키게 하는 습관

공기를 많이 삼키면 트림만 느는 게 아니라 배에도 가스가 찹니다. 이유 없이 트림이 부쩍 늘었다면 하루 식사를 되짚어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점심을 몇 분 만에 비웠는지, 책상 위에 탄산음료나 껌이 늘 놓여 있지는 않은지.
급하게 먹고 빨리 마시면 음식과 함께 공기도 넘어갑니다. 껌을 자주 씹거나 딱딱한 사탕을 오래 입에 물고 있는 버릇, 탄산음료, 담배도 삼키는 공기를 늘립니다. 틀니가 헐거워져 잘 맞지 않는 분도 공기를 더 삼키게 되니, 오래 쓴 틀니라면 한번 점검받아 둘 일입니다.
제가 환자분께 드리는 당부는 시간보다 몸이 편할 때 식사를 하시라는 것입니다. 시간이 됐으니까 쫓기듯 먹기보다, 몸이 편안해졌을 때 수저를 드시라는 뜻입니다.
진찰은 병력부터
트림이 생활을 불편하게 할 만큼 이어지면 언제부터였는지, 식사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를 듣고 몸을 진찰합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공기가 어느 길로 오가는지 윤곽이 잡히고, 앞으로 무엇부터 손볼지도 여기서 정해집니다. 한의원에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이 트림이 소화력이 부족해서 생긴 것인지, 스트레스에 의한 간비불화인지입니다. 간비불화는 스트레스로 간의 기운이 뭉쳐 비위, 곧 소화 기능을 누르는 상태를 가리키는 한의학 용어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진찰을 해도 위성인지 위상부인지 애매한 경우는 남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AGA) 권고는 이럴 때 구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검사로 식도 임피던스-pH 검사를 듭니다. 공기가 식도 안에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검사이고, 모든 분이 받아야 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겉으로 비슷한데 왜 굳이 둘을 나눌까? 다루는 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AGA 권고는 위상부 트림을 뇌와 장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다루도록 하고, 인지행동치료·횡격막 호흡·언어치료 같은 뇌-장 행동 치료를 선택지로 제시합니다. 증상에 따라 한 가지만 쓰기도 하고 몇 가지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필요하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중추 신경조절제가 함께 검토되기도 하고, 사람마다 맞는 방법은 다릅니다.
트림만 따로 볼 일이 아닐 때
원래 있던 증상이 갑자기 변했거나 일상을 심하게 방해할 정도라면, 또 복통·변비·설사가 함께 있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면 검사를 먼저 받으셔야 합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가 의사와 상담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런 신호가 있는데 트림 하나만 붙들고 있으면 정작 봐야 할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밥을 먹고 나면 더부룩하고 몇 숟가락 만에 배가 불러 오는 느낌까지 있다면 트림 하나가 아니라 소화불량 쪽을 넓게 봐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위내시경이 정상인 소화불량 글에 따로 써 두었습니다.
참고한 자료
문의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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