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신경염은 가만히 있어도 주변이 도는 심한 어지럼과 구토가 수시간 이상 이어지며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큰 회전감이 가라앉은 뒤에는 고개를 돌리거나 걸을 때 흔들리는 느낌이 한동안 남는 순서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어지럼이 달라질 때마다 지금 어느 단계인지, 처음과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따져야 검사와 재활 순서가 정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라서 한 분 한 분의 진단이나 응급 평가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첫날: 전정신경염인지, 뇌졸중인지
처음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이 제일 많이 하시는 말은 "죽을 뻔했어요, 어지럽고 토하고"입니다. 우리 몸은 양쪽 귀 안의 평형기관과 눈, 관절·근육에서 오는 정보를 합쳐 자세를 잡는데, 전정신경염은 한쪽 평형기관에서 뇌로 가는 신호가 갑자기 약해진 상태입니다. 좌우 신호가 어긋나니 눈이 저절로 떨리는 안진, 메스꺼움과 구토, 식은땀, 똑바로 걷기 어려움이 같이 올 수 있습니다.[1][2] 고개를 움직이면 더 심해지지만 움직일 때만 도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소뇌나 뇌간의 뇌졸중도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급성전정증후군).[2][3] 신경학적 진찰, 눈 움직임, 자세와 보행, 청력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영상검사와 전정기능검사를 합니다. 머리를 움직일 때의 눈 반응, 안진 방향, 두 눈의 수직 정렬을 보는 HINTS 침상검사는 숙련된 의료진이 전체 진찰 속에서 판단하는 검사이니 집에서 따라 하지 마십시오. 고혈압·당뇨 같은 혈관 위험이 있거나 경과가 비전형적이면 중추성 원인을 더 주의해서 봅니다. 초기 MRI가 정상이어도 뇌졸중 의심이 남으면 그 한 번으로 평가를 끝내지 않기도 합니다.[3][6]
얼굴이나 팔다리 한쪽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달라졌을 때, 말이 어눌하거나 삼키기 어려울 때, 물체가 두 개로 보일 때, 평소와 다른 심한 두통이나 의식 변화가 있을 때, 붙잡아도 앉거나 서기 어려울 때, 증상이 계속 나빠지거나 처음과 뚜렷이 다른 양상으로 바뀔 때는 기다리지 말고 바로 119를 부르거나 응급실로 가십시오. 이런 신호가 없어도 처음 겪는 심한 지속성 어지럼이라면 전문 진찰을 받으셔야 합니다.
전형적인 전정신경염은 귀가 안 들리는 증상을 동반하지 않습니다.[4] 그러니 어지럼과 함께 한쪽 소리가 갑자기 줄었다면 회복 과정이려니 기다리지 말고 돌발성 난청, 미로염, 메니에르병을 가리는 이비인후과·신경계 평가를 서둘러 받으십시오. 두통이나 빛·소리에 예민한 증상이 두드러지거나 예전에도 비슷한 발작이 있었다면 전정편두통 같은 다른 진단도 고려합니다.
급성기 안에서도 어지럼은 오르내립니다
제가 진료하면서 보는 급성기는 보통 3~7일입니다. 처음 심했다가 조금 가라앉는 듯하다가, 2~5일 사이에 다시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같은 급성기 안의 오르내림이지 재발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과 전혀 다른 성격의 강한 어지럼까지 이 등락으로 넘기지는 마십시오.
큰 회전감과 구토가 지나가면 뇌가 달라진 좌우 신호에 맞춰 가는 전정보상이 시작됩니다. 고개를 빨리 돌리면 초점이 늦게 잡히고, 걸을 때 한쪽으로 밀리는 듯하고, 어두운 곳이나 사람 많은 곳, 복잡한 화면 앞에서 몸이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 납니다. 이 속도는 처음 손상 정도, 나이, 활동량, 복용약,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서 기간을 하나로 정할 수 없습니다.[1][2] 날짜를 세기보다 움직임과 균형이 전체적으로 나아지는지, 넘어질 위험 때문에 활동을 줄여야 하는지, 새 증상이 붙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이 시기에 오시는 분들은 "기운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십니다. 저는 맥과 아침 기운이 어떤지를 확인하고, 절대 무리하지 마시라고 당부드립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피로하면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은 흔들림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회복기에 남는 잔존 어지럼 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다시 어지러워졌을 때 재발인지 후유증인지
"나았는데 또 돌아요" 하고 오시면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재발인지 후유증인지입니다.

누울 때, 돌아누울 때, 위를 보거나 숙일 때 수초에서 1분 안쪽으로 짧게 도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전정신경염 뒤에 생긴 속발성 이석증일 수 있습니다.[7] 가만히 있어도 오래가던 처음 어지럼과 시간 모양이 다릅니다. 이석 교정 동작을 혼자 반복하기 전에 어느 쪽 어느 반고리관 문제인지 진찰을 받으십시오.
큰 회전감은 없어졌는데 붕 뜨고 흔들리는 느낌이 대부분의 날에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서 있거나 움직일 때, 마트처럼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은 곳에서 심해진다면 지속성 자세-지각 어지럼(PPPD)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8] 한 달쯤 피곤하고 어지럽다고 PPPD라 부르지는 않고, 다른 전정질환이 남았는지 확인한 뒤 진단 기준에 맞춥니다. 완전히 회복한 뒤 새 발작이 왔거나 전에 없던 난청, 심한 두통, 신경학적 변화가 붙었다면 예전 진단에 기대지 말고 다시 평가를 받으셔야 합니다.
약과 전정재활
급성기에는 구토와 어지럼을 덜고 수분과 낙상 위험을 관리하는 치료가 쓰입니다. 어지럼 억제 약은 견디는 데 쓰이지만 오래 쓰면 뇌가 균형 신호에 적응하는 과정을 늦출 수 있어서, 기간과 끊는 시점은 처방한 의료진이 정합니다.[1][3] 임의로 늘리거나 끊지 마십시오. 스테로이드는 검사상 전정기능 회복에는 일부 보탬이 된다는 보고가 있지만 환자가 느끼는 어지럼과 일상 기능까지 뚜렷이 낫게 하는지는 근거가 제한적이고, 당뇨나 위장 문제 같은 개인 위험이 있어 시작 시점과 용량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습니다.[5]

급성 증상이 잡힌 뒤 평가에 맞춰 하는 활동과 전정재활은 한쪽 말초 전정기능 저하의 증상과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2] 시선을 한 점에 둔 채 머리를 움직이는 훈련, 균형·보행 훈련의 난도는 남은 기능과 넘어질 위험에 맞춥니다. 휘청이는데 혼자 밀어붙이는 것도, 어지러울까 봐 오랫동안 누워만 있는 것도 회복 단계에 맞지 않습니다. 시야가 흔들리고 균형이 덜 잡혔다면 운전이나 높은 곳 작업 복귀는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한의원에서는 어디서부터 보나
한약은 첫 급성 어지럼의 응급 감별, 필요한 이비인후과·신경과 검사, 전정재활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제가 진료에서 돌려보내는 경우는 두 가지로, 귀가 잘 안 들리는데 아직 검사를 받지 않으셨거나 뇌졸중을 의심할 증상이 같이 있을 때입니다. 진단과 급성 처치가 끝난 뒤라면 남은 증상과 지금 받는 치료를 놓고 한약을 같이 쓸지 판단하고, 후유증기에는 체력 회복에 무게를 둡니다.[9]

참고한 자료
- https://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medid=AA000122
- https://www.snubh.org/dh/main/index.do?DP_CD=DZC&MENU_ID=005004
-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49866/
- https://www.korl.or.kr/info/sub01_02.php
-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acem.14583
-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593511/
- https://pubmed.ncbi.nlm.nih.gov/19883173/
-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9249299/
- https://nikom.or.kr/nckm/module/practiceGuide/view.do?guide_idx=145&menu_idx=14
자주 묻는 질문
전정신경염이면 청력 저하가 없나요?
전형적인 전정신경염은 청력 저하를 동반하지 않습니다. 한쪽 청력이 새로 떨어졌다면 돌발성 난청, 미로염, 메니에르병 등을 신속히 다시 평가해야 합니다.
어지럼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재발인가요?
급성기 안에서 좋아졌다 나빠지는 것은 흔합니다. 하지만 거의 회복된 뒤 전혀 새로운 발작이 오거나 양상이 달라졌다면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돌아누울 때만 짧게 도는데 이석증인가요?
누울 때·돌아눕을 때 수초~1분 이내로 짧게 도는 양상은 전정신경염 뒤 속발성 이석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 반고리관인지 진찰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트나 걸을 때 붕 뜨는 느낌이 3개월 넘게 남으면요?
대부분의 날 비회전성 어지럼·불안정감이 3개월 이상이고 서 있거나 움직일 때, 복잡한 시각 환경에서 심해진다면 PPPD 평가도 고려합니다. 다른 전정질환이 남아 있는지 살핀 뒤 진단합니다.
관련 글
문의와 방문
글로 다 답하기 어려운 부분은 전화로 여쭤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