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신경염 뒤 어지럼은 줄었는데 걷기나 외출이 아직 힘든 것은, 가만히 있을 때의 균형과 움직일 때의 균형이 되돌아오는 속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누워 있을 때는 편해졌어도 몸과 주변 풍경이 함께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뇌가 적응을 마치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한의원에서는 여기에 급성기를 앓으며 떨어진 체력이 얼마나 돌아왔는지를 더해 진찰하고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한눈에 보기
- 어지럼이 줄어도 움직일 때의 균형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늦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 다시 어지러워졌다면 급성기 안의 등락인지, 피로 뒤 반복인지, 회복 뒤 재발인지 구분합니다.
- 말이 어눌해지면 119, 한쪽 귀가 잘 안 들리면 이비인후과 청력검사부터 받으셔야 합니다.
- 진료실에서는 맥과 아침 기운을 확인하고, 첩약을 기본으로 침·뜸·부항·한방물리요법을 더합니다.
어지럼이 줄어도 걷기와 외출이 힘든 이유
전정신경염으로 한쪽 전정신경의 기능이 떨어지면, 뇌는 남은 정보로 균형을 다시 맞추는 적응 과정을 거칩니다. 의학에서는 이것을 전정보상이라 부르고, 가만히 있을 때 되찾는 정적 보상과 움직이는 동안 되찾는 동적 보상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국내 학술지에 실린 한 리뷰는 가만히 있을 때 검사로 확인되는 징후는 발병 후 석 달 무렵 대부분 사라지지만, 움직임과 관련된 균형 반응의 이상은 30%가 넘는 환자에서 1년 넘게 검사에 남기도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움직일 때의 회복이 가만히 있을 때보다 늦을 수 있다는 뜻이고, 내가 그 안에 들어간다는 예측은 아닙니다.
걷다가 몸을 빨리 돌릴 때, 마트 진열대 사이나 사람이 붐비는 곳, 차창 밖으로 풍경이 지나갈 때처럼 몸과 주변이 함께 움직이는 장면에서 불편을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정신경염 뒤 어지럼이 오래 남은 사람들에서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기대어 균형을 잡는 경향이 더 크게 측정됐다는 소규모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그 경향이 증상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에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도 후유증이 얼마나 갈지, 이대로 영영 남지는 않을지입니다. 회복 시점을 날짜로 정해 줄 자료는 아직 없고, 사람마다 속도가 다릅니다.

다시 어지러워졌다면 전정신경염 재발일까요
다시 어지러워졌다며 오시면 저는 재발인지 후유증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전정신경염이 회복된 뒤 새로 재발하는 경우는 2~11%로 드물다고 알려져 있어서, 재발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언제 어떤 모습으로 어지러운지를 짚어야 합니다.
| 언제 | 모습 | 어떻게 |
|---|---|---|
| 발병 뒤 며칠 안(급성기) | 심했다가 조금 가라앉은 뒤 다시 심해짐. 원장 진료 관찰로는 2~5일 사이에 흔함 | 급성기 안의 등락, 재발 아님 |
| 급성기가 지난 뒤 | 무리하거나 피곤한 날 약한 어지럼이 다시 올라옴 | 무리를 줄이고 체력을 채우는 치료 |
| 다 나은 뒤 한참 지나서 | 처음처럼 심한 어지럼이 새로 시작됨 | 재발 가능성. 알려진 비율은 2~11%로 드묾. 다시 진찰 |
| 시기와 상관없이 | 말 어눌함, 한쪽 힘 빠짐, 청력 저하가 겹침 | 위 안내대로 119 또는 검사부터 |
진료실에서 제가 꼭 당부하는 말은 절대 무리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피로하면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좀 나아졌다고 밀린 일을 한꺼번에 하거나 잠을 줄인 다음 날 어지럼이 다시 올라왔다면, 재발로 단정하기 전에 그 전날 얼마나 무리했는지부터 돌아보게 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기운이 없다
어지럼이 가라앉은 뒤 오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꼽는 불편은 약한 어지럼이 가시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이고,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은 "기운이 없다"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시기는 약한 어지럼과 피로, 무기력, 소화력 저하가 한 묶음으로 오는 때이고, 며칠을 어지럼과 구토로 앓으며 쓴 힘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진찰할 때는 맥을 짚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운이 어떤지를 확인합니다.
치료는 체력 회복을 우선에 둡니다. 진료하면서 보면 후유증은 체력이 돌아오면서 함께 누그러지는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피로와 소화력 저하가 특히 두드러지는 경우는 전정신경염 후유증기의 피로와 소화력 저하에 따로 적었습니다.

전정신경염 회복기에는 움직여야 할까요, 쉬어야 할까요
두 말이 부딪히는 것처럼 들리지만, 무리 없는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답에 가까워요. 일반 의학에서는 걷기 같은 움직임이 뇌의 적응을 돕는다고 설명하고, 이 원리를 이용한 전정재활이라는 방법이 있어요. 움직임을 피하고 누워만 지내면 뇌가 움직이는 상황에 적응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도 같은 무게로 지켜 주셔야 해요. 저는 해도 되는 활동과 쉴 활동을 나누어 정해 드리기보다 하루 체력을 다 써 버리지 않게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할지는 이비인후과나 재활의학과에서 전정재활 안내를 받을 수 있어요.
급성기에 받은 어지럼약은 계속 먹어도 될까요? 어지럼을 누르는 약을 오래 먹으면 뇌의 적응이 늦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끊을 일은 아니고, 지금도 필요한 약인지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맞습니다. 흔들림이 석 달 넘게 거의 매일 이어지고 서 있을 때나 사람과 화면이 많은 곳에서 불편이 크다고 느끼신다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에서 따로 확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원 치료는 첩약을 기본으로 합니다
치료는 첩약을 기본으로 합니다. 맥과 아침 기운, 소화 상태를 확인해 그분 몸에 맞춰 한약을 짓고, 떨어진 체력을 채우는 데 무게를 둡니다. 급성기를 앓으며 체력이 너무 떨어진 분께는 공진단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남아 있는 약한 어지럼과 몸의 불편에는 침·뜸·부항·한방물리요법을 더하며, 첩약과 함께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비인후과 진료나 전정재활을 받고 있는 분도 한의원 진료를 같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어지럼은 줄었는데 일상이 따라오지 않아 답답하시다면, 언제쯤 괜찮아질지 혼자 날짜를 세기보다 지금 체력이 어디쯤 와 있는지 확인하는 데서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시면서 동남한의원에 내원해 진찰을 받아 보세요.
참고한 자료
- J Yeungnam Med Sci: 전정신경염 리뷰
- Cousins 외, PLoS ONE(2014): 전정신경염 뒤 만성 어지럼과 시각 의존
- J Clin Otolaryngol 32(3): 돌발성 난청의 치료 시기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뇌졸중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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